[속보] 매그너스 칼슨, 세계 챔피언 타이틀 포기

GM 매그너스 칼슨이 내년 GM 얀 네폼니아치를 상대로 자신의 세계 챔피언 타이틀 방어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칼슨은 지난 화요일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자신의 결정을 발표했습니다. 현재 국제체스연맹(FIDE) 규정에 따르면 도전자 결정전의 우승자 네폼니아치는 준우승자인 GM 딩 리런과 월드 챔피언십에서 맞붙습니다. 

칼슨은 "우리 팀의 사람들, FIDE, 네폼니아치에게 모두 얘기했습니다. 결론은 단순합니다. 저는 월드 챔피언십에 나설 생각이 없습니다."라고 말하며 "더 이상 얻을 것이 많지 않고 특별히 세계 챔피언이라는 것을 즐기지도 않습니다. 역사적인 관점에서는 흥미로운 대결이 될 것으로 확신하지만 경기하고 싶은 생각이 없고 그냥 타이틀 방어를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라고 이유를 덧붙였습니다."

칼슨은 지난 2021년 12월 14일에 향후 더 이상 타이틀 방어를 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했고 이후 다시 그것을 재확인했습니다.  

"2013년에 변덕스럽게 도전자 결정전에 나서기로 결정한 이후 흥미진진한 여정이었습니다. 그것이 흥미로울 것이라는 생각에 내린 결정이었고 세계 챔피언에 오른 후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그것들에 만족합니다. 그 당시에는 월드 챔피언십 대결 자체가 흥미로웠고 약간 재미있기도 했습니다." 

칼슨은 언젠가 세계 챔피언에 복귀할 가능성을 열어두었지만 그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나중에 다시 참가할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제가 그러리라고 기대하지도 않습니다."

칼슨이 자신의 결정을 발표한 새로운 팟캐스트 "The Magnus Effect"의 첫 에피소드 

FIDE 도전자 결정전이 진행되는 동안 칼슨은 FIDE 회장 아르카디 드보르코비치와 FIDE 사무총장 에밀 수토프스키와 미팅을 가졌습니다. 결과적으로 그 미팅으로는 칼슨이 다섯 번째 타이틀 방어에 나서도록 설득하기 불가능했습니다. 

마드리드에서 가졌던 미팅에 대해 칼슨은 "미팅에서 어떠한 요구나 제안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이 몇 가지 제안을 했지만 제가 그 미팅에 참석한 이유는 기본적으로 다음 월드 체스 챔피언십에 나서지 않을 것을 말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드보르코비치는 체스닷컴에 세계 챔피언의 결정을 존중하며 규정에 따라 네폼니아치와 딩 리런의 경기가 있을 것임을 확인해줬습니다. 

결과적으로 칼슨은 오랫동안 가졌던 생각에 대해 마음을 바꾸지 않았습니다. "마침내 결정했고 저는 꽤 후련합니다. 오랫동안 생각했던 일입니다. 1년 이상, 지난 타이틀 방어를 하기 훨씬 전인 1년 반 전에 이미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칼슨은 지난 타이틀 방어 이후 다음 상대로 새로운 새대의 선수를 선호한다고 밝혔고, 특히 GM 알리레자 피로우자를 지목했습니다. 하지만 네폼니아치가 도전자로 결정되며 그 시나리오는 불가능해졌습니다. "타이틀 방어가 4번인지 5번인지는 저에게는 아무 의미도 없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해낸 일에 만족합니다. 최고의 자리에 있을 때 내려왔고, 그것이 전부입니다." 

칼슨은 월드 챔피언십에는 나서지 않겠지만 자신이 체스를 계속할 것임을 다시 한번 말했습니다. "모호할 것은 없습니다. 저는 은퇴하는 것이 아니며 계속 활동적으로 경기할 것입니다. 오늘 크로아티아로 이동해서 그랜드 체스 투어에 참가할 예정입니다. 그리고선 인도 첸나이로 이동해 올림피아드에 참가할 것입니다. 노르웨이 팀이 4번 시드를 받았고 아주 재미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그다음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FTX Crypto Cup 일정이 있고 그다음에는 신큐필드 컵이 있습니다."

딩 리런 "새로운 시대"

체스닷컴과의 인터뷰에서 딩 리런은 다음과 같이 소감을 말했습니다. "지금 제가 감당해야 할 감정들이 마음속에 많습니다. 하지만 내년에 월드 챔피언십에서 타이틀을 놓고 경기할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바르셀로나에서 친구 집에 머물고 있는 딩 리런은 도전자 결정전 직후 코로나19에 감염돼 아직 중국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제 완전히 회복된 그는 2주간 여행을 떠날 계획입니다. 그는 칼슨의 결정에 놀랐다고 답했습니다.

"그가 타이틀 방어에 회의적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그가 경기에 나서리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그의 결정 또한 충분히 이해합니다. 세계 챔피언이라는 이름에는 많은 책임과 역할이 따르기 마련이니까요."

딩 리런은 어제 은퇴를 발표한 일본의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선수 하뉴 유즈루를 언급했습니다. 유즈루 역시 현역에서는 은퇴하지만 프로선수로 새로운 목표를 좇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체스계에는 이전에도 세계 챔피언이 타이틀 방어를 하지 않은 경우가 있었습니다. 1946년에는 당시 세계 챔피언 GM 알렉산더 알레킨이 사망하며 세계 챔피언 자리가 공석이 되었습니다. 2년 후 열린 월드 챔피언십에서 GM 미하일 보트비닉이 우승하며 새로운 세계 챔피언에 올랐습니다. 1975년에는 GM 바비 피셔가 경기 형식과 관련해 FIDE와 마찰이 발생하며 타이틀을 박탈당했고, 도전자 결정전의 승자였던 GM 아나톨리 카르포프가 세계 챔피언이 되었습니다.

1993년에는 GM 가리 카스파로프가 FIDE를 떠나 PCA(Professional Chess Association)이라는 단체를 설립했습니다. 그로 인해 2006년 통합전에서 GM 블라디미르 크람닉이 GM 베세린 토팔로프를 꺾을 때까지 체스계의 분열이 있었습니다.

"최고의 선수가 타이틀 방어를 하지 않는 것은 이상적인 상황이 아니며, 새로운 단체를 조직하는 것 역시 좋지 않습니다. 칼슨은 지난 수년 동안 최고의 선수였기에 그가 경기에 나서는 것이 팬들을 위해서도 최선이었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딩 리런은 칼슨이 '언젠가 복귀'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하며 월드 챔피언십이라는 최고의 무대에 오른 스스로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느꼈습니다. "우선 영어 공부를 더 해야 합니다!"

얀 네폼니아치 "꽤 실망적"

체스닷컴에서는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린 Super United Croatia Rapid & Blitz 처 3라운드를 끝낸 네폼니아치와 얘기를 나눴습니다.

"칼슨의 생각에 대해서 처음 듣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충격을 받진 않았습니다. 마드리드에서 열린 도전자 결정전 이후 온라인으로도 잠깐 이야기를 나눴고 그가 타이틀 방어에 나서지 않으리라는 것을 어느 정도 확신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말하듯이 희망은 가장 마지막에 사라지기 마련입니다. 솔직히 꽤 실망스럽습니다. 재대결을 정말로 고대하고 있었으니까요."

네폼니아치는 일반적으로 관점에서 칼슨의 결정이 체스계에 도움이 되진 않으리라는 생각을 밝혔습니다. "체스계에 아주 좋지 않은 결정이지만, 현재로서는 얼마나 나쁜 영향을 미칠지 평가하기 어렵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의 생각을 이해하고 저로써는 실망스럽지만 그의 결정을 전적으로 존중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150년 동안 이어진 체스에서의 전통을 가지고 있고 이는 정말로 귀중한 것입니다." 

딩 리런을 상대하는 것과 관련해서 네폼니아치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전체적인 체스 기술로 봤을 때 딩 리런은 칼슨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그는 의심할 여지없이 지난 몇 년 동안 세계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었습니다. 또한 100경기 연속 무패 기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는 완전히 다른 스타일을 가지고 있고 칼슨과는 다른 사람입니다. 저에게는 매우 진지한 상대이며 힘든 싸움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