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폼니아치, 딩의 참신함을 잘 해결하며 2경기에서 승리

2023 FIDE 월드 챔피언십 2경기에서 GM 이안 네폼니아치가 GM 딩 리런을 꺾으며 체스 팬들은 더 이상 첫 승이 나오길 기다릴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딩이 4수에 보여준 참신함이 성공을 거두는 듯 보였지만 경기는 빠르게 흑에게 기울었고, 네폼니아치가 29수 만에 첫 승을 신고했습니다.

3경기는 4월 12일 수요일 오후 6시(한국시간) 시작합니다.

경기는 딩이 백으로 카탈란 오프닝으로 들어갈 것으로 예상됐지만, 그는 4.h3라는 수를 두며 경기를 완전한 미지의 영역으로 끌고 갔습니다. 해설가 GM 아니시 기리는 "이건 마우스 슬립(온라인 체스에서 클릭을 잘못해 의도치 않은 수를 두는 것)이에요. 그건 g 폰이 아니라고요!"라고 농담조로 말했고 상대하는 네폼니아치는 깊은 생각에 잠겼습니다. 이 수는 세계 최고 수준 클래시컬 체스에서 단 한 번도 시도되지 않은 수였습니다.

"No he mouseslipped...this is crazy!" 🤯 #NepoDing pic.twitter.com/CwTMtnRxgc

— Chess.com (@chesscom) April 10, 2023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받은 딩은 그것이 자신의 세컨드 GM 리처드 라포트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네폼니아치는 이 수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지만(실제로 그는 h 폰이 움직였다고 깨닫지 못하고 기보에 4.g3를 적고 있었습니다) 큰 의도를 보여주지 않은 '정상적인 수'로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이후 수가 진행되면서 딩은 확실히 자신이 준비한 수순을 따라가고 있는 반면 네폼니아치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 분명해졌습니다. 중계방송에서도 언급이 된 것처럼, 이런 상황에서 네폼니아치가 겪는 어려움은 확실했습니다. 그는 딩이 아니라 딩이 준비한 오프닝 속에서 레이팅 3600의 컴퓨터 엔진을 상대로 경기를 해야만 했습니다. 

모든 것은 흑의 11...Na5 이전까지 계획대로 흘러가는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 수가 두어지고 딩은 20분 후에나 모습을 나타냈습니다. 오히려 네폼니아치가 체스보드에 더 빨리 모습을 나타내며 시청자와 해설자들은 약간의 우려를 표했습니다.

아니시 기리는 딩이 여전히 오프닝 준비가 끝나지 않았고 여러 선택지 중에서 최선의 수를 고르고 있을뿐이라 추측했지만, 딩의 시간이 네폼니아치의 그것보다 적어지면서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습니다. 딩이 12.Nxf6를 두기까지는 총 34분이 걸렸습니다. 

경기가 끝난 후 딩은 f6 나이트를 잡은 것을 결정적인 순간으로 꼽았고 이후 그의 포지션은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해설진은 딩이 c5 폰을 잡지 않은 결정에 놀랐습니다. 실제로 그는 2021 스피드 체스 챔피언십 8강 블리츠 대결에서 GM 레본 아로니안을 상대로 비슷한 포지션에서 c5 폰을 잡았었습니다(물론 그때는 폰이 h3 칸에 있지 않았습니다.)

f6 나이트를 폰으로 잡은 이후(딩은 이 수를 간과했다고 밝혔습니다) 네폼니아치는 조밀한 폰 구조와 열린 g 열을 확보했습니다. 이 폰 구조는 2021 월드 챔피언십 대결에서 그가 GM 매그너스 칼슨과의 악명 높은 6경기에서 가진 폰 구조와 같았습니다. 다행히 이 경기에서는 흑의 킹이 g8 칸에 있지 않았고 몇 수가 지나자 평가 값은 이내 흑이 유리한 것으로 움직였습니다. 게다가 이러한 포지션은 딩보다는 네폼니아치의 경기 스타일에 더 적합했습니다.

Nepo has to be happy with his position in spite of Ding’s early surprise. The question is why is Ding playing into Nepo’s style and strength? #NepoDing #WorldChessChampionship #Astana pic.twitter.com/jmn1smARXz

— Susan Polgar (@SusanPolgar) April 10, 2023

이 시점에서 기리는 h3가 유용한 수였는지, g 열과 a8-h1에서의 압박을 백이 막아낼 수 있을지 의문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네폼니아치는 기자회견에서 h3가 완전히 나쁘다고 보지는 않지만 어느 부분에서는 기리의 생각에 동조했습니다.

몇 수 후 포지션은 더욱 복잡해졌고 딩의 시간은 상대보다 점점 없어졌습니다. 기물의 수는 동등하게 유지되었지만 흑의 공격이 훨씬 더 명확했고 16수부터는 이미 딩의 포지션이 무너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습니다.

"I'm going to stand by my prediction that Ding is getting crushed here... I'm having bad vibes." 🗣️ @anishgiri#NepoDing pic.twitter.com/1jTlbGeqi9

— Chess.com (@chesscom) April 10, 2023

추가시간을 받으려면 23수를 더 두어야 하는 상황에서 딩의 시계에는 45분만 남았습니다. 딩은 17.Bd3로 비숍을 f1 칸으로 옮기는 수비 전략을 택했지만 그것은 부정확한 수였습니다. 불행하게도 네폼니아치의 18...f5는 룩 희생과 연계될 수 있었고 e4 폰에 대한 위협이 있었기에 Bf1을 완전히 저지했습니다.

딩은 19.Bc2로 전술은 피했지만 네폼니아치가 번개처럼 빠른 속도로 최고의 대응을 찾으며 딩은 시간이 더욱 부족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흑의 교환 희생에 백의 중앙 폰 구조가 완전히 무너지며 악수가 나오는 것은 시간문제가 되었습니다.

네폼니아치는 마지막에 29...e5로 백의 룩을 공격하며 상대에게 항복을 받아냈습니다. 룩이 도망갈 수 있는 유일한 칸은 퀸의 c1 칸 수비를 막는 곳이었기에 백에게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습니다. 30수를 두기 전 기권한 딩의 시계에는 43초만 남아 있었습니다.

아래는 체스인사이드의 경기 분석 영상입니다.

월드 챔피언십 대결에서 2번째 경기 만에 승리하는 것은 매우 드뭅니다. 그것이 마지막으로 있었던 것은 2014년 칼슨과 GM 비스와나탄 아난드의 대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게다가 가장 최근에 흑으로 승리한 것은 2006년 '화장실 사건'으로 유명한 GM 블라디미르 크람닉과 GM 베세린 토팔로프의 대결이었습니다. 

1경기 이후 긴장, 불안, 감정과 싸우고 있다고 밝힌 딩에게 패배는 결코 즐거운 결과가 아닐 것입니다. 오프닝에서의 참신함으로 상대를 성공적으로 놀라게 만든 경기라면 그것은 더욱 타격이 컸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의 세컨드가 라포트와 같은 창의적인 선수라면 오늘 경기에서 보여준 것이 전부는 아닐 것이 분명합니다.

경기 중 트위터에서는 많은 토론이 있었고 기자회견에서도 질문으로 떠오른 주제는 선수들이 경기 중 의자에 앉아있는 시간이 매우 적다는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경기에서 선수들의 자리는 비어있었고 중계방송은 1경기와 달리 휴게실 카메라를 거의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This has become a normal scene during the FIDE World Championship. Just to be clear, the game is ongoing. #NepoDing pic.twitter.com/MyooNTxmUi

— Tarjei J. Svensen (@TarjeiJS) April 10, 2023

Feels like we're here to admire the chairs more than the players, with all the time they're spending in those rest areas! Maybe time to reconsider their necessity. #dingnepo

— Jorden van Foreest (@jordenvforeest) April 10, 2023

이와 관련한 질문에 딩은 휴게실의 친숙하고 차분한 특성을 좋아하는 듯 보였습니다. 그는 팬데믹 기간 동안 온라인에서 경기하던 느낌을 주며 오프라인 체스와는 다른 느낌이라고 말했습니다. 딩이 체스보드 앞에 앉아 있는 경우는 시간이 부족한 상황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네폼니아치는 온라인 체스의 느낌과 비슷하다는 생각에 동의하면서 선수들이 휴게실에서 편안함을 느낀다면 사용 시간에 제한이 없어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습니다. 그는 가벼운 어조로 지난 월드 챔피언십 대결에서도 휴게실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는데 그 이유는 "간식과 헤어질 수 없었기 때문"이라 농담했습니다.

휴일을 앞두고 네폼니아치는 체스에서 완전히 벗어난 날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말하며 수면을 취하고, 긴장을 풀고,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 일반적인 루틴을 따를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습니다. 딩은 '힘든 패배'에서 회복하기 위해 하루를 사용할 계획이며 그의 세컨드와 함께 경기를 분석하는 등 자신의 루틴으로 돌아갈 것이라 말했습니다.

네폼니아치는 이 승리로 라이브 레이팅을 2799.8로 끌어올렸습니다. 분명히 그는 이 긍정적인 기세를 몰아 세계 챔피언에 타이틀과 동시에 역대 15번째로 레이팅 2800을 돌파하는 선수로 이름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할 것입니다. 하지만 딩이 강하고 견고한 플레이로 잘 알려진 만큼 하루 간의 휴식을 통해 3경기 반격을 위한 방향을 재정립하고 마음가짐을 새로이 할 여지는 충분히 있습니다. 3경기가 매우 흥미진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승점표

2023 FIDE 월드 챔피언십은 차기 세계 챔피언을 결정하는 올해 가장 중요한 오프라인 클래시컬 대회입니다. 이안 네폼니아치와 딩 리런이 현 세계 챔피언 칼슨이 타이틀 방어를 포기하고 떠난 체스의 왕좌를 놓고 대결을 펼칩니다. 이번 대회의 총상금은 2백만 유로(약 28억 원)이며 14경기에서 7.5점을 선취하는 선수가 승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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