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슨, 흔들리는 네폼니아치를 상대로 8라운드 경기에서 승리

GM 매그너스 칼슨(Magnus Carlsen)이 2021 세계체스연맹(FIDE) 월드 챔피언십 8라운드 경기에서 승리하며 세 번째 휴일에 들어가기 전 리드를 2점 차로 벌렸습니다. GM 이안 네폼니아치(Ian Nepomniachtchi)는 페트로프 디펜스에서 창의적으로 수비했지만, 이내 폰을 내주며 빠르게 무너졌습니다. 9라운드 경기는 12월 7일 화요일 오후 9시 30분(한국 시간) 예정되어 있습니다.

많은 그랜드마스터에게 올해 월드 챔피언십에 대한 승자 예측을 물었을 때, 가장 대담한 답변을 한 것은 GM 한스 니만(Hans Niemann)이었습니다. 그는 "제 생각에 네폼니아치가 한 경기라도 패배하면 거기서 끝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오늘의 다소 당혹스러운 도전자의 패배는 니만이 정확한 부분을 짚었다고 생각됩니다. 

네폼니아치가 폰을 내준 이후 포지션이 무너지는 모습은 "기울다(tilt)"라는 단어를 쓰지 않고는 표현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는 이제 6라운드가 남은 시점에서 2점 뒤졌습니다. 그가 동점을 만들고 승리한다면 그것은 실로 엄청난 일이 될 것입니다.

월드 챔피언십 역사에서 2명의 도전자만이 세계 챔피언을 상대로 2점 차 리드를 빼앗긴 상황에서 역전을 만들고 우승을 차지했었습니다. 하자만 1935년 GM 막스 오이베(Max Euwe) 때는 경기 수가 30경기였고, 세기의 대결로 알려진 1972년 바비 피셔(Bobby Fischer) 때는 경기 수가 24경기가 넘었습니다.

4번째 백 경기에서 칼슨은 두 번째로 1.e4를 선보이며 킹 앞 폰과 퀸 앞 폰을 번갈아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예상대로 흑의 페트로프 디펜스를 만났습니다.

체스닷컴 해설자 GM 파비아노 카루아나(Fabiano Caruana)는 "나라도 저렇게 했을 것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번에 세계 챔피언은 3.d4를 두며 그가 4라운드 경기에서 보여준 가장 인기 있는 수인 3.Nxe5에서 약간 틀었습니다. 두 선수가 빠르게 수를 두는 가운데 8번째 수에서는 완전히 대칭된 포지션이 되었고, d 열에는 기물이 빼곡히 배치되었습니다.

8...Bd6를 둔 포지션

네덜란드의 그랜드마스터이자 GM 베세린 토팔로프(Veselin Topalov)의 세컨드로 2010년 GM 비스와나탄 아난드(Viswanathan Anand)와의 타이틀 매치에서 활약한 에르빈 라미(Erwin l'Ami)는 이런 대칭된 포지션이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Optically Magnus's opening play may look innocuous but in reality, I think Ian has been caught unaware in a fresh position that is very hard to play. Perhaps 7...f5 was the way to go. #CarlsenNepo

— Erwin l'Ami (@erwinlami) December 5, 2021

큰 놀라움은 9번째 수에서 처음 나왔습니다. 네폼니아치는17분을 생각한 뒤 흥미로운 폰 움직임 9...h5!?으로 대칭을 깨뜨렸습니다. 아마도 칼슨의 준비된 오프닝을 피하려는 의도였을 것입니다. 칼슨은 이후 자신은 이 수를 처음 본다고 말했기에, 그것이 그의 의도였다면 그대로 적중했습니다.

카루아나는 네폼니아치가 오래 생각하긴 했지만 어쩌면 그것이 준비된 수였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가 경기 중에 그 수를 찾아낸 것이라면 저는 정말이지 놀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감명을 받았을 것입니다."

이후 한 가지는 확실했습니다. 싸움이 벌어질 것입니다.

칼슨은 10.Qe1+에 무려 41분을 소모했는데, 이것은 그가 이번 대회 전체를 통틀어 한 수에 가장 많이 시간을 사용한 것이었습니다. 분석가들은 다른 수를 살펴보고 있었고, 그것은 하나의 놀라움이었습니다. 흑이 10...Qe7을 두면 빠르게 무승부를 얻을 수 있지 않았을까요?

세계 챔피언은 10.Qe1이 약간 혼란스러운 상대의 수 이후 정확한 수읽기를 하지 못해 내린 '무모한' 결정이었다는 것을 인정했습니다. "너무 많이 생각했고, 제대로 수읽기를 할 수 없었습니다. 저는 퀸 교환을 하려고 결정했고, 그랬다면 경기는 아마 무승부가 되었을 것입니다."

이후 기자회견에서 칼슨은 "내 두뇌가 완전히 튀겨진 것 같습니다. 날카로운 전투는 저의 관심사가 아니라고 느꼈습니다."

내 두뇌가 완전히 튀겨진 것 같습니다.
—매그너스 칼슨

체스닷컴 해설자 GM 로버트 헤스(Robert Hess)가 빠르게 지적했듯이 퀸 체크 뒤에 숨겨진 의도는 10...Kf8 이후 11.Bb4로 어두운색 비숍을 교환하는 것이었고 경기는 그대로 진행됐습니다. 퀸 교환을 피한 것은 네폼니아치가 승리하려는 의도가 있음을 의미했습니다. 10...Qe7은 안전한 선택이었지만, 그렇게 진행되지는 않았습니다.

이후 네폼니아치는 "10...Qe7과 10...Kf8의 큰 차이점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둘 모두 빠른 무승부가 나올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10.Qe1은 조용히 무승부를 제안하는 실용적으로 훌륭한 수였습니다."라고 이 수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10.Qe1은 조용히 무승부를 제안하는 실용적으로 훌륭한 수였습니다.
—이안 네폼니아치

칼슨은 b4 칸에서 비숍을 교환했지만 퀸 교환은 피했습니다. 그의 상대는 14번째 수에서 룩을 h 열로 전개했고, 그 수에 13초 만을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17번째 수 역시 매우 빠르게 두어졌습니다. 네폼니아치가 너무 빨리 경기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이 시점에 카루아나는 흑이 곤경에 처했다고 느꼈습니다. "흑은 압박에 놓였고, 이것은 백의 지속적인 주도권을 뜻합니다."

강한 컴퓨터 엔진은 어떠한 압박도 느끼지 않고 흑을 낙관적으로 평가했지만, 네폼니아치가 4분의 생각 끝에 21...Bb5를 두었을 때 평가는 갑자기 바뀌었습니다. 스튜디오의 해설자들은 모두 "와!"를 외쳤습니다. 

21...b5를 둔 포지션

Am I the only one not to understand what the hell is going on today? #WCC2021

— Romain Edouard (@romain_edouard) December 5, 2021

네폼니아치는 차를 조금 더 따르고 상대를 바라보다가 체스 보드에서 멀어졌습니다. 칼슨은 놀라움을 몸짓으로 드러냈고, 5분 30초의 검토 후 퀸 체크를 이용해 상대가 선물한 폰을 낚아챘습니다.

22.Qa3+가 두어지고 나서 네폼니아치는 그의 시계가 움직이는 동안 한동안 자리에 나타나지 않았고, 8분이 지나서야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IM 대니 렌쉬(Danny Rensch)는 "그가 세수를 하고 나서 지금 시점에서는 21...b5를 후회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고, 그것은 정확히 들어맞았습니다.

네폼니아치는 휴게실에서 너무 오래 머무른 이유를 "한동안 21...b5를 후회하고 있었습니다. 무승부와도 같은 포지션에서 폰을 이렇게 내주는 것은 너무 뼈아픕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무승부와도 같은 포지션에서 폰을 이렇게 내주는 것은 너무 뼈아픕니다.
—이안 네폼니아치

그가 놓친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퀸 체크를 놓친 것 같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퀸 체크는 보았습니다. 저는 그저 22...Kg8 23.Qa7 bxc4 이후 흑의 비숍이 공격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었습니다."

네폼니아치는 결국 자리로 돌아와서 킹을 피했지만, 이후 상황을 수습하는 것에 문제가 있음이 분명해졌습니다. 도전자가 둔 몇 번의 부정확한 수는 매우 불리한 포지션이 되는 결과를 만들었습니다.

"This is just tilt." — @FabianoCaruana.

"This is just reckless." —@DanielRensch.#CarlsenNepo pic.twitter.com/rjIzaqETkD

— ChesscomLive (@ChesscomLive) December 5, 2021

헤스: "네폼니아치는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서 때때로 엉성한 모습을 보입니다. 매그너스 칼슨은 대회를 막론하고 감당하기 어려운 상대입니다. 하지만... 대회의 규모를 생각해야 합니다. 타이틀 매치의 기회는 한 번 뿐이고 다시는 같은 기회가 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자신의 때가 왔을 때는 폰이 하나 부족하더라도 맞서야 합니다."

기자 회견에서 네폼니아치는 "21...b5 이후에는 아마도 최선의 수비를 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포지션이 이미 불쾌해졌고, 솔직히 말하자면 그런 큰 실수 이후에는 수비하기 매우 어렵습니다."라고 이후 상황에 대해 말했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런 큰 실수 이후에는 수비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이안 네폼니아치

28수 이후에는 다른 기물이 교환되고 퀸과 폰만 남았지만 칼슨은 2개의 추가 폰을 가졌습니다. 이 시점에 네폼니아치는 렌쉬가 지적한 것처럼 "기권할만한 포지션이 될 때까지 수를 빠르게 두고 있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하지만 칼슨은 수를 빠르게 두지 않고 완전히 이긴 엔드게임 포지션에서 놀랍게도 많은 시간을 사용했습니다. 그가 보여준 조심성은 매우 유익했고 널리 칭찬을 받았습니다. "저는 충분한 시간을 가졌고 서두를 이유가 없었습니다. 승리가 도망가는 것은 아니기에 최대한 조심하자고 생각했습니다."

경기 승점표

네폼니아치는 기자회견에서 또 한 번 놀라울 정도로 유쾌하고 밝은 모습을 보였고, 자신에게 가혹한 발언을 했습니다. "오늘 경기력에 대해 사과하고 싶습니다. 저의 평소 모습, 심지어 그랜드마스터 수준 이하의 경기력이었습니다."

그는 "15...Kf8부터 시작된 이상한 결정의 연속"이라고 표현했고, 21...b5를 약간 불편하지만 대등한 상황에서 나온 "아주 나쁜 실수"라고 말했습니다.

남은 6경기를 기대하며 도전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저의 과제는 변하지 않습니다. 경기에서 도전하고 승리해야 합니다. 저는 체스의 수준에 대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대결이 시작했을 때 저에게는 몇 번의 기회가 있었습니다. 바라건대, 제가 경기를 잘한다면 다시 기회가 올 것입니다. 저 자신의 경기력에 대한 문제입니다. 승점에 대해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지금 상황이 아니라 동점이었다면 확실히 더 좋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미 벌어진 일입니다."

칼슨은 분명히 결과에 만족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무슨 말을 해야 할까요. 매우 큰 결과입니다. 저는 매우 피곤하고 휴일을 고대하고 있습니다."

상대의 실수에 대한 그의 설명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두 번째 승리는 첫 승리가 없었다면 있지 못했을 것입니다.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제가 카루아나와의 매우 유리했던 첫 경기에서 승리했거나, 그가 유리했던 경기 하나 또는 둘에서 승리했다면 결과는 완전히 달라졌을 것입니다. 승부가 갈리는 경기가 많았을 겁니다. 첫 승리 이후 두 번째 승리가 빠른 시점에 나온 것은 놀랄 일이 아닙니다."

치열했던 6라운드 경기에서 아직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에 두 선수들은 어느 때보다 휴식이 필요할 것입니다. 오늘의 경기 분석을 맡은 GM 샘 샹클랜드는 네폼니아치에게 다음과 같은 제안을 했습니다.

"만약 제가 그의 팀에 있었다면 지금까지 해왔던 것보다 더 날카롭고 위험한 것을 제안할 것입니다. 루이 로페즈에서 그가 가졌던 약간의 이점은 칼슨에게 위협이 되지 못합니다. 히카루는 방송에서 칼슨이 루이 로페즈 오프닝에서 흑으로 졌던 클래시컬 경기는 2015년이 마지막이라고 언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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