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DE 도전자 결정전 4라운드: 승리의 기회를 놓친 바시어라그라브 선수
러시아의 예카테린부르크에서 열린 FIDE 도전자 결정전 4라운드에서 맥심 바시어라그라브(Maxime Vachier-Lagrave) 선수가 알렉산더 그리슉(Alexander Grischuk) 선수를 상대로 좋은 기회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4라운드 경기들은 모두 무승부로 끝나며 바시어라그라브, 이안 네폼니아치(Ian Nepomniachtchi), 왕 하오(Wang Hao) 선수가 선두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체스닷컴 실시간 중계에 해설로 참여한 15대 세계 챔피언 비스와나탄 아난드(Viswanthan Anand) 선수는 상대가 시간 압박을 받을 때 수를 빠르게 두는 것은 "치명적인 실수 중 하나"라고 평했습니다. 이것은 많은 선수들이 종종 범하는 실수이지만 오늘 이 실수가 바시어라그라브 선수에게서 승리를 앗아갔습니다.
베를린 디펜스(Berlin defense)로 시작한 경기에서 그리슉 선수는 이전 라운드에서보다 훨씬 큰 시간 압박을 받았습니다. 26수를 두었을 때 그의 시계에는 2분 30초만 남아 있었습니다. 매 수마다 30초가 증가되기 때문에 40수에서 50분을 더 부여받기까지 그는 14수를 9분 30초 안에 두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경기가 전환된 것은 그리슉 선수가 a4 폰을 잡았을 때입니다. 컴퓨터 평가는 백이 3점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고 바시어라그라브 선수의 시계에는 1시간이나 남아 있었지만, 그는 의미 없는 체크로 승리의 기회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찾기 쉬운 수는 아니지만 여기서 백이 30.Re4!를 두면 큰 이점을 가져갈 수 있습니다. 30...b5 31.Rxc4!! bxc4 32.Rxf7+ Ke8 33.Rxc7 이후에 백이 완전히 경기를 장악합니다.
하지만 바시어라그라브 선수가 30.Ba3+를 두면서 Bg5+의 가능성을 없애고 말았습니다. 그리슉 선수는 위기에서 빠져나왔고 40수에서 추가로 50분을 받았습니다. 동등한 룩 종반전이 진행되었고 두 선수는 서로의 킹만 남을 때까지 경기를 계속했습니다.
놓친 기회에 대한 질문에 바시어라그라브 선수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무슨 이유에선지 Re4xc4를 놓쳤습니다. 아마 그 수를 두었다면 훨씬 유리하게 경기를 풀어갔을 것입니다."
이번 경기에서 가장 이상했던 것은 그리슉 선수가 18수에서 53분을 썼다는 것입니다.
"알렉신코(Alekseenko) 선수와의 경기에서처럼 다시 한번 멍청한 짓을 하고 말았습니다. 18...Ne7을 두는 데에 1시간 가까이를 썼습니다. 저는 상대가 19.g4를 둘 것이라고 99%도 아니고 100% 확신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19.h4를 두었고 저는 이미 시간에서 1시간이나 뒤처지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큰 문제가 아니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저는 어쨌거나 1시간을 다른 수에서 썼을테니까요!"
아마도 바시어라그라브 선수가 잠시 동안 자신이 누구와 경기하고 있는지 까맣게 잊고 2분 30초 만에 30.Ba3+를 두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그리슉 선수가 아닌 다른 선수가 상대가 시계에 1분도 남아있지 않았다면 분명 큰 실수를 할 것이라고 예상했을 겁니다. 물론 그리슉 선수가 아닌 다른 상대였다면 시계에 1분 미만이 남아있을 일도 없겠지만요!"
파비아노 카루아나(Fabiano Caruana) 선수는 다시 한번 준비된 오프닝을 선보였지만 이번에도 큰 수확은 없었습니다. 네폼니아치 선수는 오프닝에서 자신이 불리했다는 것을 인정했지만 카루아나 선수의 실수 한 번으로 경기는 네폼니아치 선수가 유리한 쪽으로 뒤집혔습니다.
경기는 그룬펠드(Gruenfeld) 오프닝에서 백이 Bc4를 두면서 메인 라인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카루아나 선수는 이 오프닝을 최근 10년간 둔 적이 없기 때문에 매우 의외의 선택이었습니다.
사진: Maria Emelianova/Chess.com.
흑에게는 중요한 선택의 순간이 있었고 네폼니아치 선수는 10...b6를 두었습니다. 그가 같은 오프닝을 사용한 15개의 경기 중 b6를 선택한 것은 2015년 모스크바 오픈에서의 경기가 유일합니다. 그는 자신의 오프닝 선택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흑의 진영이 매우 견고하지만 대응하는 수들을 잘 기억하고 있어야만 합니다. 특히 20수 이후부터가 더욱 그렇습니다. 물론 제가 예전에 둔 경기들을 답습했던 것은 아닙니다. 몇 가지 일반적인 계획에 따라 경기했지만 어쩌면 잘못된 수들을 두었는지도 모르겠네요. 이래서 오프닝 준비가 중요합니다. 저는 경기 내내 불안한 기분이었습니다."
사진: Maria Emelianova/Chess.com.
카루아나 선수는 통과한 d 폰을 가지고 있었고 Bf4로 폰을 지원할 수만 있다면 매우 유리해질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더욱이 그는 h 폰을 h6 칸까지 전진해서 체크메이트 위협을 만들었습니다. h2-h4-h5-h6로 폰을 전진하는 것은 체스 인공지능 알파제로(AlphaZero)가 많이 사용하는 전략입니다.
하지만 경기는 30수에서 카루아나 선수의 실수로 인해 역전되고 말았습니다.
"제가 상대를 압박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상대가 29...Kf8를 두자 공격할 뾰족한 수를 찾지 못했습니다. 30.Qd4를 두었다면 훨씬 더 나았을 테지만 저는 부주의하게 30.Qf3를 두고 말았습니다. 상대가 30...Qe1+!를 둘 수 있다는 것을 완전히 놓쳤습니다. 이 수 이후에는 제가 불리해졌습니다."
아니쉬 기리(Anish Giri) 선수도 딩 리런(Ding Liren) 선수와의 경기에서 알파제로의 전략인 h 폰 전진을 활용했습니다. 카루아나 선수의 경기처럼 15...h5!?를 시작으로 h3를 위협했습니다. 딩 리런 선수는 이 수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15...h5는 매우 좋은 수입니다. 이 수를 경기 중에 상대하기는 매우 까다롭습니다."
딩 리런 선수는 나이트를 f4 칸에 배치해 h3 전진을 막았습니다. "제가 18.Nd4를 두었다면 h3 폰 전진이 매우 위협적이었을 겁니다. 그래서 저는 안전한 18.Nf4를 택했고 결과적으로 저의 이점이 많이 줄게 되었습니다. 무승부가 합당한 결과입니다."
사진: Maria Emelianova/Chess.com.
기리 선수는 2011년 이후 처음으로 보고 인디언(Bogo-Indian) 오프닝을 사용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컴퓨터가 추천한 수였기 때문에 선택했습니다. h 폰을 전진했지만 알파제로처럼 h3 칸까지 배치하지는 못했습니다. 저는 상대가 퀸사이드에서 마음껏 전진하지 못하게 만들기 위해서 h 폰을 교환하고 ...Ng4와 ...Qh6 위협을 계속해서 남겨두었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h 폰을 전진한 것이 좋은 선택이었지만 제가 애초에 의도했던 것과는 달랐습니다. 저는 알파제로처럼 폰을 h3 칸까지 배치하고 ...d4와 같은 수로 g2 체크메이트를 위협할 생각이었지만 실제 경기에서는 무승부를 만들고 말았습니다."
와일드 카드로 대회에 진출한 키릴 알렉신코(Kirill Alekseenko) 선수는 지금까지 순항하고 있습니다. 그는 한 번의 실수로 약간의 압박을 받았지만 왕 하오 선수를 상대로 경기를 잘 지켜냈습니다.
왕 하오 선수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동등한 상황이었지만 그가 13...Ra6와 같은 수를 두었습니다. 어쩌면 백이 이점을 살릴 기회가 있었는지도 모르겠지만 경기하는 경기에서 그 기회를 살리지 못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알렉신코 선수는 자신의 실수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했습니다. "13...Ra6는 치명적인 실수였습니다. 경기 초반을 동등하게 풀어갔지만 13...Ra6 이후에 제가 불리해졌습니다. 경기를 지켜내기 위해서 노력해야만 했습니다."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선수가 누구냐는 질문에 왕 하오 선수는 14대 세계 챔피언 블라디미르 크램닉(Vladimir Kramnik) 선수를 꼽았습니다. "그의 포지셔널 플레이와 준비된 전략에 많은 영감을 받습니다." 한편, 알렉신코 선수는 13대 세계 챔피언 개리 카스파로프(Garry Kasparov) 선수를 꼽았습니다. "저는 거칠고 공격적인 체스를 선호합니다."
4라운드 후 순위표
| # | Fed | Name | Rtg | Perf | 1 | 2 | 3 | 4 | 5 | 6 | 7 | 8 | Pts | SB |
| 1-3 | Ian Nepomniachtchi | 2774 | 2858 | ½ | ½ | 1 | ½ | 2.5/4 | 4.25 | |||||
| 1-3 | Maxime Vachier-Lagrave | 2767 | 2885 | ½ | ½ | 1 | ½ | 2.5/4 | 4.25 | |||||
| 1-3 | Wang Hao | 2762 | 2849 | ½ | 1 | ½ | ½ | 2.5/4 | 4 | |||||
| 4 | Fabiano Caruana | 2842 | 2761 | ½ | ½ | 0 | 1 | 2.0/4 | 4 | |||||
| 5 | Alexander Grischuk | 2777 | 2751 | ½ | ½ | ½ | ½ | 2.0/4 | 4.5 | |||||
| 6 | Ding Liren | 2805 | 2695 | 0 | 0 | 1 | ½ | 1.5/4 | 2.75 | |||||
| 7-8 | Anish Giri | 2763 | 2765 | 0 | ½ | ½ | ½ | 1.5/4 | 3.25 | |||||
| 7-8 | Kirill Alekseenko | 2698 | 2624 | ½ | ½ | 0 | ½ | 1.5/4 | 3.5 |
5라운드 대진: Giri-Caruana, Grischuk-Ding, Alekseenko-Vachier-Lagrave, Nepomniachtchi-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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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도전자 결정전 NM 제레미 케인(Jeremy Kane)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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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er Doggers joined a chess club a month before turning 15 and still plays for it. He used to be an active tournament player and holds two IM norms. Peter has a Master of Arts degree in Dutch Language & Literature. He briefly worked at New in Chess, then as a Dutch teacher and then in a project for improving safety and security in Amsterdam schools. Between 2007 and 2013 Peter was running ChessVibes, a major source for chess news and videos acquired by Chess.com in October 2013. As our Director News & Events, Peter writes many of our news reports. In the summer of 2022, The Guardian’s Leonard Barden described him as “widely regarded as the world’s best chess journal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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