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분 무승부로 우승에 더욱 근접한 네폼니아치

2022 도전자 결정전 12라운드에서 GM 이안 네폼니아치는 GM 히카루 나카무라와의 '7분 무승부'로 리드를 2점으로 벌렸습니다. 단독 2위였던 GM 딩 리런은 GM 테무르 라자보프에게 패배했습니다. 

GM 파비아노 카루아나는 GM 리처드 라포트와 비겼고, 라자보프와 함께 공동 4위를 유지했습니다. GM 얀-크지슈토프 두다는 GM 알리레자 피로우자를 상대로 승기를 잡았지만 그것을 승리로 바꾸지 못했습니다.

딩 리런이 12라운드에서 무너지며 네폼니아치의 리드는 2점으로 커졌고, 그는 선두를 더욱 공고히 했습니다. 지난 5번의 도전자 결정전 중 4번의 우승자 승점이 8.5점이라는 것을 생각할 때, 12라운드에 이미 8.5점을 달성한 그의 경기력은 매우 인상적입니다.

만약 네폼니아치가 일요일 열릴 13라운드에서 무승부만 거두더라도 그는 우승을 확정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그는 백으로 경기합니다. 하지만 다음 라운드 상대는 이번 대회에서 가장 예측할 수 없는 헝가리의 라포트입니다. 라포트는 어떤 경기를 보여줄까요?

한편, 딩 리런의 패배는 카루아나, 나카무라, 그리고 라자보프에게 매우 좋은 소식이었습니다. 이전 기사에서 언급한 것처럼 래피드/블리츠 타이브레이크는 공동 1위에만 적용됩니다. 그 외 동점자에 대해서는 조네본-버거를 첫 번째 타이브레이크로 사용합니다.

딩 리런과 나카무라는 인터뷰에서 2위 자리를 위한 래피드/블리츠 타이브레이크가 좋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라자보프는 기존의 타이브레이크로도 괜찮다는 입장입니다. 대회 막판에 규정을 바꾸는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고 FIDE 의회가 결정할 사안이지만, 모든 이해 당사자가 동의한다면 일어나지 않으리란 법도 없습니다.

하지만 만약 세계 챔피언 칼슨이 타이틀 방어에 나선다면 2위 결정을 위한 논의는 의미가 없어집니다. 오늘 경기가 끝난 후 나카무라는 "칼슨이 다른 삶을 살고자 한다면 이해할 수 있지만 그래도 타이틀 방어는 할 것 같습니다. 그가 대결에 나서지 않는다면 놀랄 것 같습니다."라고 의견을 말했습니다. 라자보프 역시 같은 의견이었습니다. "칼슨이 대결에 나서리라 확신합니다. 왜 사람들이 그것에 대해 왈가왈부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칼슨이 대결에 나서리라 확신합니다. 왜 사람들이 그것에 대해 왈가왈부하는지 모르겠습니다.
—GM 테무르 라자보프

네폼니아치-나카무라 ½-½

두 선수의 경기는 나카무라가 세 번째 수를 두자마자 무승부 확률이 높아졌습니다. 그가 선택한 오프닝은 악명 높은 베를린 디펜스였고, 이는 그가 무승부로도 괜찮다는 뜻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네폼니아치가 무승부로 만족할까?'는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 아니었습니다.

베를린 디펜스에서는 14수 만에 3수 반복 무승부가 나오는 바리에이션이 있습니다. 이 바리에이션은 수백 번의 마스터 경기에서 등장했고, 오늘 경기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경기 시작 7분만에 네폼니아치는 시계를 멈추고 아비터에게 3회 동형 포지션임을 주장했습니다. 아비터가 모든 검토를 끝내자 두 선수는 악수하고 미소를 나눴습니다. 오늘 나카무라는 재킷을 벗지도 않았습니다. 네폼니아치는 가지고 온 차를 한 모금도 마시지 않고 경기장을 떠났습니다.

팬들에게 좋은 결과는 아니었지만 적어도 나카무라에게는 합리적인 결정이었습니다. 그는 에너지를 아끼고 백으로 하는 일요일 경기에 더욱 집중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마지막 라운드 딩 리런과의 경기에서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나카무라는 시실리안 디펜스를 거의 고려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그가 미국에서 마드리드로 떠나기 직전 GM 블라디미르 페도세프와 펼친 체스닷컴 래피드 체스 챔피언십에서 그는 시실리안 디펜스로 뼈아픈 패배를 당했습니다. "그가 완전히 저를 압도했습니다. 그 경기에서 저는 체스보드에서 박살이 났고 그렇기에 오늘 위험을 감수할 생각이 전혀 없었습니다."

네폼니아치는 상대의 1...e5와 베를린 디펜스 선택이 옳았는지에 대해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선택권은 저에게 있지 않았습니다." 그는 피어츠 디펜스나 루이 로페즈에서 나올 수 있는 사이드 라인을 준비했다고 밝혔습니다. "베를린이라면 '괜찮다.' 정도로만 생각했습니다. 저 입장에서는 굳이 오늘 베를린 디펜스를 거절하고 경기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굳이 베를린 디펜스를 거절하고 경기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GM 이안 네폼니아치

경기가 끝난 후 나카무라는 자신의 상대에 대해 좋은 말을 남겼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네폼니아치를 비판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가 운이 좋았다고 말하면서요. 하지만 그처럼 좋은 경기력을 유지하면 행운이 자연스럽게 찾아옵니다. 그의 이번 대회 경기력을 보면 그는 그것들을 가질 자격이 충분합니다."

딩 리런-라자보프 0-1

라자보프의 대회 우승을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겠지만 그는 대회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실제로 그는 이번 대회에 상위권에 위치한 나카무라와 딩 리런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습니다. 딩 리런은 이번 대회 최악의 경기력을 보여주며 지난 2019년 FIDE 월드컵에서의 복수를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라자보프의 8...Na6는 딩 리런을 처음으로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경기가 끝난 후 그는 그 시점에 이미 준비된 전략에서 벗어났다고 밝혔고 잘못된 오프닝 선택을 했다고 후회했습니다. "스스로를 추스르는 것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승리를 위해 경기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라자보프는 a 열에 더블 폰을 만드는 대신 비숍 쌍과 기물 활동성을 확보했습니다. 경기가 끝난 후 그는 딩 리런의 12.b4 선택과 a3-a4가 나오지 않았다는 점에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경기가 13수째 진행될 때 해설에 참가한 나카무라는 백의 오프닝 선택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백이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느낌입니다." 그리고 조금 더 생각한 후에는 전개에서 앞서고 쉬운 계획이 있는 흑의 포지션이 좋다고 평가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나카무라가 예상한 것처럼 백의 포지션을 빠르게 내리막길로 접어들었습니다. 딩 리런은 계속해서 '매우 긴장된 플레이'를 보여줬고 20수에 이미 어려운 상황을 맞이했습니다.

라자보프는 상대의 플레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백은 a3 폰을 내주더라도 캐슬링하고 싶겠지만 19...Bxh3가 매우 까다로운 위협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포지션에 혼란스러워했습니다. 더 나은 수비를 보여줄 수도 있었을 텐데 백은 빠르게 무너졌습니다. 그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네요."

딩 리런이 흑의 21...Rxe3!를 시점에 경기는 사실상 끝났습니다. 경기가 끝난 후 딩 리런은 다음과 같은 소감을 밝혔습니다. "어제 나는 다 진 경기를 승리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이렇게 패배했으니 체스는 공평하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두다-피로우자 ½-½

두다는 클래시컬 경기에서 피로우자를 상대로 지금까지 승리를 거두지 못했지만(2무 4패), 오늘 절호의 기회를 잡았습니다. 지난 라운드와 비슷하게 g 폰을 전진하는 다소 무모한 플레이로 피로우자는 위기에 빠졌습니다. 하지만 두다가 이점을 승리로 바꾸지 못하며 경기는 무승부로 끝났습니다.

오프닝은 피로우자가 지금까지 흑으로 거의 보여주지 않은 세미-슬라브 디펜스였습니다. 1.d4를 상대로 한 피로우자의 주요 오프닝은 그룬펠드 디펜스와 킹스 인디언 디펜스였습니다. 경기는 20수까지 이론적인 수순을 따랐지만 15수와 16수에 피로우자가 시간을 사용한 것을 보면, 그는 이미 준비된 오프닝에서 벗어난 듯 보였습니다. 

흑은 교환 희생을 통해 룩을 내줬지만 b2 칸에 통과한 폰을 가졌습니다. 불균형이 있더라도 백과 흑이 거의 동등하다고 평가할 수 있었지만, 22...g5가 두어진 이후에는 균형의 추가 기울었습니다.

참신한 수였지만 동시에 의심스러운 수임이 확실했습니다. 참고로, 2013년 두보프와 시로프의 경기에서 흑은 22...c5를 두었습니다. 

피로우자는 어쩌면 백의 강한 대응인 23.f4를 놓쳤거나 과소평가했을 것입니다. 백의 폰 전진 이후 흑은 결국 b2 폰을 내줄 수밖에 없었고, 그 대가로 약화시킨 백의 킹사이드는 비교적 수비하기 쉬웠습니다.

컴퓨터 평가 막대는 백의 우세를 가리켰지만 몇 수가 지나자 '동등함'으로 돌아왔습니다. 특히 두다의 27.Rf2?는 계산 실수에서 나온 부정확한 수였습니다. 피로우자는 무승부의 기회를 잡았지만 경기장에서 하품을 하며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던 그는 불리한 상황을 이어갔습니다. 

그렇지만 12번의 길고 힘든 라운드에 지친 것은 두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시계에 7분 30초가 남은 상황에서 그는 21초 만에 37.Rxf7?을 뒀습니다. 흑은 이내 강제 수순을 통해 경기를 무승부로 지켜냈습니다.

라포트-카루아나 ½-½

5라운드에서 빠르지만 매우 거친 무승부 후 다시 만난 두 선수는 이번에는 좀 더 조용한 방식으로 승점을 나눠가졌습니다. 라포트는 루이 로페즈 안티-베를린 바리에이션에서 보기 드문 6.h3를 선택했고 13수에는 나이트까지 나이트를 7번이나 움직이며 백으로 매우 견고한 포지션을 만들었습니다.

경기난 라포트가 흑의 퀸사이드 캐슬링과 ...g5, ...h5 전략에 대비하여 h 폰을 두 번이나 움직이며 흥미로워졌습니다. 카루아나는 실제로 폰 구조가 망가지는 것에 개의치 않고 퀸사이드 캐슬링으로 이어갔습니다.

라포트 역시 킹을 퀸사이드에 배치하기로 결정했고, 이후 경기의 전장은 서로의 킹이 없는 킹사이드가 되었습니다. 추가 시간을 받기 직전 선수들은 흥미진진한 전술을 펼쳤지만 결과적으로는 많은 기물 교환으로 이어졌습니다. 카루아나는 이어진 룩 엔드게임에서 폰이 하나 더 많았지만 룩이 통과한 폰 앞에 있게 되며 승리의 기회를 가지지 못했습니다.

13, 14라운드 대진 및 역대 상대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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